있는 그대로 4부 사랑은 강물처럼 있는 그대로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는 사이란 서로에게 계산이 필요치 않는 사랑입니다 있으면 있는 그대로 느끼면 느끼는 대로 보고 말하고 좋아하는 사이란 그 얼마나 순결합니까 상대방 환경을 따지고 궁합을 따져 보는 녹슨 생각으로 가득 찬 사이란 그 얼마나 허무합니까 서로의 마음에 장애가 되지 않는 사이란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만족한 사랑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2022.12.15
비가 내리면 4부 사랑은 강물처럼 비가 내리면 비가 내립니다 그대 마음과 내 마음속으로 종일토록 비가 내립니다 이렇게 쉬임 없이 비가 내리는 날엔 그대가 하염없이 그립습니다 한 잔의 커피를 마주 놓고 그대가 내 곁에 있다 믿으며 창 밖을 바라봅니다 거리엔 일상의 그림자마저 보이지 않고 새들도 집을 찾아 떠난 지 이미 오래입니다 보이는 것은 오직 낯익은 빌딩과 산 그리고 숲 사이로 보이는 나즈막한 하늘, 오늘따라 하늘은 키를 낮추고 가깝게 다가옵니다 우리의 사랑도 강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를 적시고 나를 적시는 빗물이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비가 내립니다 그대 해맑은 마음을 싣고 종일토록 비가 내립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2022.12.14
흔들리는 바람 속에서 4부 사랑은 강물처럼 흔들리는 바람 속에서 대지를 들썩이며 흔들리는 바람 속에 나는 서 있습니다 바람이되지 못한내가 들판에 서서 바라보는 저 하늘 아래로 한 떼의 새들이 날아갑니다 바람 속에서도 바람이 되지 못한 나 꽃잎을 흔들며 바람이 지나갑니다 바람 속엔 또 다른 바람이 흐르고 사랑의 징표 31 붕어빵 겨울을 알리는 첫 신호는 붕어빵 리어카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는 싱거운 농담이 퍼진지도 꽤 됐으니 겨울 간식거리 세계 에서 붕어빵의 위상을 알 만하다. 겨울날 가슴에 품은 종이봉 투만 봐도 반가웠다. 군밤을 담은 종이봉투가 그렇게 클 리 만 무하기에 으레 붕어빵을 눈치챘었다. 아직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붕어빵을 꺼내 등을 푹 가르면 다디단 팥이 한움큼 삐져 나온다. 호호 불며 서로에게 반쪽을 권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2022.12.13
들꽃 4부 사랑은 강물처럼 들꽃 들꽃을 보면 소담스러우면서도 은은한 멋이 있다 거친 비바람 속에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몸짓으로 자신을 지켜 세상 밖으로 내놓는 조선 아낙네의 올곧은 절개가 있다 사랑은 진지할수록 그 생명은 아름다운 것 한순간 화려하게 피고 지는 목련보다 비록 눈길을 끌지 못하는 거치른 몸이지만 그 거침 속엔 고래 힘줄보다도 질긴 조선의 혈맥이 붉디 붉은 꿈틀거림으로 살아 섬강처럼 흐르고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2022.12.12
이슬 4부 사랑은 강물처럼 이슬 이슬 같은 맑은 사랑이고 싶다 티끌 하나 없는 아침 햇살에 고요히 눈뜨는 이슬처럼 흠집 하나 없는 투명한 만남이고 싶다 이런 사랑이라면 그 모두를 걸고 싶다 나의 전부를 바칠 수 있는 사랑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사랑의 징표 30 지갑 속 3만원 "어, 왜 돈이 있지?" 아내가 말없이 남편 지갑에 넣어준 돈이다. 남자 지갑에 지폐 한 장도 없으면 기죽을까봐 슬쩍 끼워두었다. 돈 액수 뒤에 숨어있는 마음을 읽어주기를 바라면서. 빠듯한 살림에 3만원도 크다는 것을 남편은 알고 있다. 이리 쪼개고 저리 쪼개며 자식노릇 사람노릇 하려고 아등바등 하는 걸 왜 모르겠는가. 남편이 지갑 사정까지 살피는 마음 씀씀이에 새삼 뭉클한 남편이다. 3만원에 담긴 서로의 마음이 3억에 비할까. 주님의..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2022.12.11
갈대 4부 사랑은 강물처럼 갈대 갈대는 밤새 울었다 자기를 보아 주는 이 하나 없는 강변에서 온 몸 풀어헤쳐 흐느껴 울고 울었다 우리 사랑도 때론 갈대와 같을지도 모른다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무관심으로 가슴 찢는 아픔을 느낄지도 모른다 사랑은 주고받는 예의 자기만 보아달라는 어리석음은 사랑의 날개죽지를 꺽어 버리는 것 사랑이란 서로를 깊이 헤아려주는 삶의 향기 그 향기 속으로 강이 되어 흐르고 싶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2022.12.10
한계령 4부 사랑은 강물처럼 한계령 일상을 접고 바람 따라 굽이굽이 가로 돌아 한계령을 오르며 낭만에 대해 생각한다 낭만이란 하늘 가까이에서 운해에 잠긴 풍경을 바라보듯 때론 아늑하고 또 때론 눈물겨운 것 사람들은 오르는 일에 대해서만 생각할 뿐 내려가는 길에 대한 대답을 애써 피하려 한다 길이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 앞으로 나아가다 뒤로 잠시 물러나는 법도 배워야 한다 인간의 무지가 하나뿐인 생을 슬프게 할 뿐 삶이란 온 마음을 던져 살아볼 만한 우리들의 이상 한계령을 오르며 삶의 낭만에 대해 거듭 생각한다 잠시 구름에 가려 더욱 빛나는 햇살처럼 길은 멀고 아득한 것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장마 뒤에도 하늘은 높고 푸른 것 한계령 정상에서 바라보는 동해가 산안개에 가려 아득하다 우리 길도 이와 같은..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2022.12.09
바다에 가면 3부 비가 내리는 날엔 바다에 가면 바다에 가면 안개빛 여울지는 노을빛 그리움을 만납니다 바다에 가면 가슴 떨구고 갈망하던 꿈결 같은 사랑이 있습니다 바다에 가면 잊지 못할 추억의 달무리와 한없이 외쳐 부르던 이별의 노래가 있습니다 삶이 그대를 잊을라치면 바다로 가십시오 바다엔 당신이 두고운 그리움이 사랑이 이별이 또한 영원한 고향이 있습니다 사랑의 징표 25 뜨개질한 조끼 과정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뜨개질한 물건이다. 재료비와 시간에 따른 품질을 따진다면야 기성품을 사는 게 최 선이다. 그러나 뜨개질한 물건은 솜씨를 보여주고자 하는 게 아니라 한 코 한 코 뜨면서 함께 말아 넣은 마음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여자로부터 수공예 조끼를 받은 남 자는 자랑스럽게 입고 나가 으스댄다..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2022.12.08
창문 3부 비가 내리는 날엔 창문 내 마음 창문 속엔 그대가 꽃처럼 피어 있다 지우려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그림자처럼 봉인으로 남아 있다 꽃의 마음으로 그대를 보면 그대는 어느새 꽃이 되고 별의 마음으로 그대를 보면 어느새 그대는 별이 되었다 내 마음 창문틀 안으로 그대를 표구해서 영원한 시간의 그림자로 남기고 싶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2022.12.07
아낌없이 3부 비가 내리는 날엔 아낌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널 기다리는 것은 차라리 떠나가는 자의 슬픔 같은 것 기다리지 않아도 좋을 사람을 기다리는 이 서성임을 그대는 아는가 우리가 짧은 순간이나마 서로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이토록 눈물겨운 건 우리에게 주어진 풀빛 행복 흐르는 그 세월에도 별은 흐르듯 뜨거운 가슴 맞닿아 살아가는 동안 나는 너에게 노래가 되고 너는 나에게 길이 되어 아낌없이 그렇게 그렇게 살자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2022.12.06